세종기업데이터세종기업데이터디지털원화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CBDC까지, 당신의 돈은 어디로 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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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원화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CBDC까지, 당신의 돈은 어디로 흐르는가



지난 한주 증시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주가 튀었습니다. 헥토파이낸셜, 쿠콘, 다날 등이 빨간불을 이루었고, 4일에는 금융위가 아예 주식이랑 채권이랑 펀드를 토큰화하겠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토큰화·스테이블코인, 그리고 한국은행이 다시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CBDC까지, 비슷한 느낌의 디지털 화폐 관련 용어가 많은데 정작 이것들이 정확히 무엇이냐 물으면 정확히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이 헷갈리는 개념 3가지를 깊이 있게 파봅니다.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CBDC?



뉴스는 이 셋을 그냥 '디지털 자산' 한 덩어리로 묶어서 던지는데, 하는 일이 서로 완전 다릅니다. 구분하는 기준은 두 개입니다. 이게 돈인지 자산인지, 그리고 누가 찍어내는지.

먼저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값이 1원, 혹은 1달러에 딱 붙어 있는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결제하고 송금하는, 실제로 굴러다니는 현찰과 비슷합니다.

CBDC, 즉 예금토큰은 발행 주체가 다릅니다. 한국은행과 은행이 만드는 디지털 원화입니다. 똑같이 '돈'인데 뒤에 국가가 있다는 게 차이입니다. 지금 한은이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이걸 실험하고 있습니다.

토큰증권은 아예 종자가 다릅니다. 돈이 아니라 자산입니다. 주식이나 채권, 펀드를 블록체인 장부 위에 올려놓은 겁니다. 이자도 나오고 배당도 나오는 물건으로 보면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가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랑 CBDC, 겉만 보면 비슷하지만 사실은 양 극단에 있습니다. 한쪽은 민간, 한쪽은 한국은행. 밥그릇이 겹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이 1년 넘게 국회에서 안 나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둘이 서로 주도권 잡겠다고 버티는 탓이 큽니다.



스테이블코인, 무엇으로 굴러가나



스테이블코인을 체크카드처럼 생각할수도 있는데 체크카드와는 조금 다릅니다. 체크카드는 내 돈이 계속 계좌에 있습니다. 카드는 그냥 '돈 좀 꺼내 쓸게요' 하고 은행한테 신호를 보내는 수단입니다. 긁을 때마다 은행을 거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100만원을 발행사한테 진짜로 넘겨줍니다. 그리고 100만원어치 토큰을 받아서, 그 토큰을 직접 주고받습니다. 돈을 맡겨둔 게 아니라 아예 바꿔온 겁니다.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교통카드는 현금을 넣어서 충전하고, 잔액을 까먹으면서 씁니다. 거기에 이자는 안 붙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충전해서 씁니다. 쓰려고 넣은 거니까요.

카지노 칩도 똑같습니다. 현금을 칩으로 바꾸고, 나갈 때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습니다. 상품권과도 비슷합니다. 사놓으면 그 자체가 남한테 넘어갑니다. 은행을 거치지 않습니다.

체크카드는 무조건 은행망을 타야 하는데,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위에서 상대방 지갑으로 바로 꽂힌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 밤 12시든 새벽이든, 나라 밖이든 상관없이 토큰 자체가 손에서 손으로 넘어가는 현금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자는 왜 안 줄까요? 되려 발행사가 이자를 가져갑니다. 그럼 굳이 현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쓸까요? 바로 불리려고 넣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쓰려고 넣는 겁니다. 지갑에 든 현금에, 교통카드 잔액에 이자가 안 붙는 것과 같습니다. 안 붙는데도 들고 다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딱 그렇습니다.

쓰이는 데는 크게 4곳으로 볼 수 있습니다.

① 코인 팔고 잠깐 쉴 때 변동성 피해서 세워두는 대기 자금.

② 며칠 걸리던 해외송금을 몇 분에 끝내는 결제.

③ 자국 화폐가 종잇조각 되는 나라에서 폰 하나로 쥐는 디지털 달러.

④ 온체인 금융에서 담보 잡히고 빌려줄 때 기본으로 깔리는 자산.

그리고 '이자 없다'는 불만이 실제 시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편의성은 그대로 두고 이자까지 얹으면 되잖아? 그렇게 나온 게 국채랑 현금을 담아서 이자가 나오는 토큰화 MMF입니다. 블랙록 BUIDL, 얼마전 뉴스로 보도된 '한국판 비들'이 바로 이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사촌쯤 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아니라 방어 때문



현재 전세계 스테이블코인의 약 99%가 달러 연동(USDT·USDC)입니다. 기축통화인 가장 안전한 달러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국 한국사람들끼리만 쓰는 것인데 굳이 왜 만들까요?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같습니다. 서울대 최재원 교수도 "수요가 없다"고 대놓고 말했고, 한국은행도 톤이 비슷합니다. 원화가 기축통화도 아닌데 외국 사람이 원화 코인을 왜 들고 있겠습니까.

또한 국내에서 원화 코인이 달러 코인이랑 자유롭게 바뀌면, 통화주권 지키자고 만든 물건이 거꾸로 달러 빠져나가는 통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은 보고서도 비달러 통화로 달러 코인을 사는 건 사실상 달러 자산 사는 거랑 같다고 짚었습니다.

그런데 왜 만들까요? 질문을 뒤집으면 답이 나옵니다. 수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방어때문입니다. 안 만들면 그 빈자리를 테더가 먹습니다. 지금도 국내에서 테더로 물건값 받는 사례가 나옵니다. 온체인 결제 통로를 비워두면 달러가 먼저 들어와서 자리를 잡는다는 겁니다.

쟁점은 수요가 아니라, 이 통로를 달러에게 내줄 것이냐, 원화로 붙잡을 것이냐입니다.

자산과 현금



거래엔 늘 두 개가 오갑니다. 넘길 물건이랑, 낼 돈.

자산은 블록체인에 올려놨는데(토큰증권) 돈은 옛날 은행망으로 따로 보낸다? 그럼 반쪽입니다. 물건이랑 돈을 같은 체인 위에서 동시에 맞바꾸려면 블록체인 위를 도는 현금이 필요합니다. 그게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그리고 9월 4일, 정부가 이 자산 쪽 다리를 실제로 놓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위가 토큰화 대상을 부동산이니 미술품이니 하는 조각투자에서 주식·채권·펀드로 넓히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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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363607?sid=101

3단계로 갑니다.

1단계는 내년 2월, 2027년 2월입니다. 기관 전용 사모 MMF랑 사모사채부터 엽니다. 현금이랑 미국 단기국채, RP 같은 걸 담은 MMF 토큰화, 이게 '한국판 비들'입니다. 비상장주식은 신탁에 맡겨놓고 수익권만 토큰으로 빼는 식으로 우회합니다.

2단계 가면 일반 투자자 공모 주식·채권·펀드로 넓어지고, 3단계에서 드디어 스테이블코인 결제랑 붙습니다. 근데 여기 전환 시점을 뭐라고 못박았는지 아십니까.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속도에 따라"입니다.

근데 왜 굳이 주식·채권을 토큰으로 바꿀까요?

채권 하나로 따라가 보면 감이 옵니다. 지금은 주문하고, 예탁원 장부에 적히고, 며칠 뒤에 결제되고, 이자는 정해진 날에 들어옵니다. 토큰화되면 24시간 아무 때나, 잘게 쪼개서 사고팔고, 이자는 코드가 알아서 꽂아주고, 대금이랑 자산이 동시에 오갑니다. 결제 펑크 날 위험이랑 중간 단계가 줄고, 그동안 사고팔기 힘들던 비상장이나 사모 물건에 시장이 생깁니다.

근데 냉정하게 보면, 이 이득, 대부분 기관이랑 사모, B2B 쪽 이야기입니다. 일반 개미가 삼성전자를 '토큰'으로 사는 게 지금 HTS로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유동성이 진짜 붙을지, 수수료가 정말 줄지도 아직 안 겪어봤습니다. 1단계를 개미 말고 기관 사모부터 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통제인가?



이러한 디지털 자산, 그 인프라, 정부가 내 자산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일단 하나씩 떼어봐야 합니다.

토큰증권은 사실 새로 생기는 감시가 별로 없습니다. 한국 증권판은 이미 실명제에 예탁결제원 중앙 장부에 국세청까지 훤히 보입니다. 이걸 블록체인에 옮긴다고 갑자기 더 발가벗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원래 순수 코인은 국가 밖으로 튀려고 만든 물건인데, 한국이 만들려는 건 '규제형'입니다. 발행사 허가받고, 준비금 규제받고, 역외 코인은 국내에서 못 돌게 막고. 밖에 있던 걸 울타리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작업입니다. 규제받는 발행사는 특정 지갑을 얼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진짜 걸리는 건 CBDC입니다. 현금은 익명인데 CBDC는 아닙니다. ECB 총재 라가르드도 CBDC가 현금만큼 익명일 순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프로그래밍 되는 돈이라는 것. 어디 쓰라고 지정할 수 있다는 건, 거꾸로 어디는 못 쓰게 막을 수도 있다는 소립니다. IMF도 이거 감시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행히 한국이 지금 짜놓은 건 아직 완충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한강은 '기관용'입니다. 은행을 한 다리 껴서 간접으로 도는 구조라, 한은이 개인이랑 직접 거래하지 않습니다. 한은도 "우리가 개인 정보 들여다보는 거 아니다"라며 중국식이랑 선을 그었습니다.

근데 이게 딱 '지금 설계'까지만입니다. 나중에 기관용에서 전 국민 쓰는 소매형으로 넓힐지, 익명성을 어디까지 둘지, 수사기관이 어떤 조건에서 볼 수 있는지는 아직 법으로 안 박아놨습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게 기술이 아니라 법이랑 정치의 영역입니다. 설계를 손 보면 완충도 날라갑니다.



테더의 규모는?



테더(USDT)는 2014년에 나온, 세상에서 제일 큰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달러에 1:1로 붙어 있고, 지금 시가총액이 1,800억 달러를 넘습니다. 전체 암호화폐 중에 세계 3위입니다. 2026년 6월엔 잠깐 이더리움까지 제쳤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선 혼자 절반이 훌쩍 넘는 몫을 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민간 회사가 찍어내는 디지털 달러'입니다. 은행도 국가도 아닌데 사실상 온체인 세계의 달러 노릇을 합니다. 사람들이 코인을 사고팔 때, 나라 밖으로 돈 보낼 때, 그 밑바닥에 깔려서 도는 게 대부분 이 테더입니다.

그리고 테더에 대한 이자는 발행사가 챙깁니다. 테더는 사람들이 맡긴 돈을 미국 국채 같은 데 굴립니다. 그 이자가 고스란히 회사로 들어가는데, 2026년 1분기에만 순이익이 10억 달러 안팎입니다. 직원 몇십 명짜리 회사가 말입니다.

근데 무서운 건 규모가 아니라 위치입니다. 규제 밖 민간 회사 하나가 사실상 '달러'를 찍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법을 부랴부랴 만든 것도, 한국이 원화 코인 얘기를 꺼낸 것도, 따지고 보면 이 테더가 만들어놓은 현실 때문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이미 이렇게 쓰이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벌써 인프라입니다.

비자(Visa)의 경우 2026년 초 기준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한 금액이 연 환산 45억 달러입니다. 스트라이프는 브릿지라는 회사를 11억 달러에, 마스터카드는 BVNK를 18억 달러에 샀습니다.

왜 쓰는지는 송금 하나만 봐도 압니다. 지금 200달러를 해외로 부치면 평균 수수료가 6%가 넘고, 며칠씩 걸립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으로 하면 2% 밑으로, 몇 분 만에 꽂힙니다. 그러니 웨스턴유니온이니 머니그램이니 하는 송금 공룡들도 자기 코인 만들어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페이팔은 자기네 코인(PYUSD)을 70개국에 풀고 벤모에도 넣었습니다. 소파이라는 은행은 회원 1,500만 명한테 자체 코인을 열었습니다. 미국에선 벌써 1억 명 넘는 사람이 평소 쓰던 앱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흥국은 더 절박합니다. 볼리비아는 아예 국가 결제 시스템에 테더를 넣을지 검토 중이고, 아르헨티나 같은 데선 자국 화폐 대신 디지털 달러로 갈아타는 흐름이 진행형입니다. 우리한테는 편의의 문제지만, 그쪽에선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토큰화, 벌써 굴러가는 것들

전 세계에서 블록체인에 올라간 실물자산이(스테이블코인 빼고) 2026년 기준 3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2년 전만 해도 50억 달러였습니다. 그중 제일 큰 게 토큰화된 미국 국채, 150억 달러쯤 됩니다.

앞서 기사에서 언급된 블랙록 BUIDL(비들), 이게 바로 실물 자산입니다. 2024년에 나와서 지금 28억 달러 규모로 컸고, 9개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갑니다. 심지어 바이낸스에선 이 토큰을 담보로 잡아주고, 유니스왑에서 사고팔 수도 있습니다. 국채를 담은 펀드가 코인처럼 24시간 굴러다니는 겁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토큰증권만 24시간 거래하는 별도 시장을 열겠다고 했고, 미국 예탁결제기관(DTCC)은 올 7월에 러셀1000 주식이랑 ETF를 토큰으로 시험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스턴컨설팅은 이 시장이 2030년에 16조 달러까지 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부동산·채권·상품·사모자산 합치면 450조 달러인데 그중 블록체인에 올라온 건 300억 달러, 아직 새 발의 피입니다.

그럼 한국은 멀었을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뮤직카우에서 좋아하는 노래 저작권을 조각으로 사서 매달 저작권료 배당을 받았다면 그게 바로 신탁수익증권으로 토큰증권의 전 단계입니다. 카사에서 빌딩 한 조각, 뱅카우에서 한우 지분, 테사나 아트투게더에서 미술품 조각 사보셨다면 그것도 이미 토큰화 자산을 경험해본 것입니다. 미술품 조각투자만 국내에 천억 원 가까이 쌓여 있습니다. 내년 2월부터 여기에 주식·채권·펀드 시장이 정식으로 열리는 것입니다.

국내 관련주

헥토파이낸셜(결제 레일)

전자결제(PG) 회사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 기술제휴에 서클 '아크' 테스트넷 파트너로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테마 맨 앞에 서 있습니다.

NHN KCP(결제 레일)

국내 대표 PG사입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레일이 깔리면 수혜 본다는 기대가 걸립니다.

다날(결제 레일)

휴대폰 소액결제의 강자입니다. 예전 페이코인 이력 때문에 크립토 결제와 자꾸 엮입니다.

쿠콘(데이터·결제)

핀테크 데이터랑 API,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깝니다. 결제·데이터 연결고리로 묶입니다.

아톤(인증·보안)

핀테크 보안이랑 간편인증을 하는 곳입니다. CBDC·디지털자산 인증·보안 수요랑 붙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디지털자산)

아이티센 그룹 계열입니다. 금 실물거래에 디지털자산, IT보안까지 걸쳐 있습니다.

사토시홀딩스(디지털자산)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이랑 투자에 물려 있는 지주 성격으로 엮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하루는 어떻게 바뀔까요?

이 디지털 인프라가 다 깔리면 우리의 하루는 어떻게 바뀔까요?

먼저, 돈 보내는 게 달라집니다. 유학 간 자식 학비 부칠 때, 해외직구 결제할 때, 프리랜서가 외국 클라이언트한테 돈 받을 때. 며칠 기다리고 수수료 떼이던 게 몇 분에, 거의 공짜에 가깝게 바뀝니다.

투자하는 단위가 달라집니다. 삼성전자 한 주가 부담이면 0.01주. 강남 빌딩은 못 사도 그 빌딩 한 조각. 국채나 MMF를 증권사 영업시간 기다릴 것 없이 새벽 3시에 폰으로. 목돈 아니라 자투리 돈으로 웬만한 자산에 다 발을 걸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제일 큰 변화일 것 같은데 돈을 '두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지금은 파킹통장에 넣어둔다면, 앞으론 이자 나오는 토큰화 MMF에 넣어두고, 필요하면 그걸로 바로 결제하는 시대가 옵니다. 통장에서 잠자던 돈이 아니라, 굴러가면서 동시에 쓰이는 돈이 되는 겁니다. '현금'과 '투자'와 '결제'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계좌'라는 개념도 바뀔 겁니다. 은행 앱 하나에 다 모여 있던 게, 지갑 여러 개에 자산이 흩어지는 구조로 갑니다. 내 돈이 어디 있는지가 '어느 은행'이 아니라 '어느 지갑, 어느 체인'이 되는 겁니다.

근데 좋은 얘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4시간 거래된다는 건 24시간 출렁이고, 24시간 손이 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식장은 그래도 문을 닫지만 이건 안 닫습니다. 예금자보호 밖에 있는 상품도 많고, 발행사가 무너지면 그 위험은 오롯이 본인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람들에게 정말 새 습관이 생길까요? 저는 반반이라고 봅니다.

기술은 이미 준비되었지만, 습관이라는 게 관성이 무섭습니다. 특히 한국은 카카오페이나 토스, 네이버페이 등 이미 결제가 너무 편합니다. 신흥국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목매는 건 기존 금융이 불편하고 자국 화폐가 위험해서인데, 우리는 그 절박함이 없습니다. '충분히 편한데 굳이?' 이게 제일 큰 벽입니다.

그러니 국내에선 일상 결제부터 확 바뀌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먼저 움직이는 건 기업 간 거래, 해외 송금, 그리고 투자 쪽입니다. 소액 일상결제는 한참 뒤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진짜 변곡점은, '이자 붙는 디지털 지갑'이 파킹통장을 대체하기 시작하는 순간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돈을 은행이 아니라 지갑에 재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진짜 '습관'이 됩니다.

습관은 신기술이 나온다고 바뀌는 게 아닙니다. 귀찮음이 사라질 때 바뀝니다. 송금 한 번, 투자 한 번 해보고 '어, 이게 이렇게 쉽고 싸네' 하는 경험이 쌓이면 그만큼 넘어옵니다.

자산 관련 인프라는 내년 2월에 놓입니다. 현금 쪽은 국회에 달려 있습니다. 그 두개의 인프라가 이어지게 되면 우리의 지갑 속 풍경도 조용히 바뀌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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