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ormation의 아마존 취재 영상, AI is Making Amazon Unavoidable For Brands를 보면서 처음 붙든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AI가 아마존의 기술력을 얼마나 높여주는가가 아니라, AI 때문에 브랜드가 아마존을 떠나기 어려워지는 정도가 얼마나 커지는가였습니다. 처음에는 아마존의 AI를 Rufus 같은 쇼핑 도우미의 기능 개선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상을 따라가고 최근 실적을 겹쳐 보니, 더 큰 변화는 검색과 광고의 경제성이 무너지는 바깥에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는 AI가 클라우드를 다시 키운 이유를 사용량보다 컴퓨트와 회수 구조에서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인프라를 가진 아마존의 소매 플랫폼이 AI를 만나면서 어떤 힘을 얻게 되는지 보려고 합니다. 제 결론부터 말하면 AI는 아마존의 상품 추천 기능 하나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수요를 발견하고 비교하고 결제하고 배송하는 전체 경로를 한곳에 묶는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만 그 힘이 커진다고 판매자와 아마존의 이익이 같은 비율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아마존에 준 첫 변화는 신규 수요가 아니라 검색의 이동입니다.
The Information 영상에서 소개한 핵심은 독립 브랜드의 직접판매, 즉 DTC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2021년과 2026년 사이 구글과 메타에서 광고를 집행하는 비용이 20% 넘게 올랐고, 아마존의 광고비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취재 내용이 나옵니다. 자체 웹사이트로 고객을 데려오려면 광고비를 더 내야 하는데, 그 고객이 실제로 구매할지까지 브랜드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검색 화면의 변화가 겹쳤습니다. 구글의 AI 요약이 검색 결과 상단에서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가 외부 웹사이트로 이동할 기회가 줄어들고, 브랜드 사이트의 자연 유입도 약해졌다는 설명입니다. 과거에는 검색 결과의 파란색 링크가 여러 사이트로 이어지는 입구였다면, 이제는 AI가 답을 압축해 보여주는 중간 단계가 생겼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가 줄고, 광고를 사지 않으면 발견되기 어려운 환경이 된 셈입니다.
이 변화는 아마존에 유리합니다. 아마존은 검색 광고를 사야만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사이트가 아니라, 소비자가 이미 상품을 사러 들어오는 대형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자체 사이트로 유입을 만들기 어려워질수록 아마존은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첫 만남을 대신 제공하고, 그 대가로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물류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구매 전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져가려 합니다.
아마존의 강점은 방문자 수만이 아닙니다. 소비자는 아마존에서 상품을 비교하고, 리뷰를 읽고, 가격을 확인하고, 반품 조건을 살핀 뒤 결제합니다. The Information이 취재한 브랜드 사례에서는 틱톡 같은 플랫폼에서 상품을 처음 발견한 소비자도 아마존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자체 사이트보다 아마존의 리뷰와 반품 정책을 더 신뢰하는 흐름이 소개됩니다.
이 지점에서 아마존의 AI는 검색창을 대화창으로 바꾸는 기능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아마존은 2025년에 Rufus를 통해 3억 명이 넘는 고객의 상품 조사와 비교, 구매를 도왔다고 밝혔고, 2026년에는 Rufus와 Alexa+의 기능을 Alexa for Shopping으로 통합했습니다. 고객은 상품 비교, 가격 이력, 맞춤형 쇼핑 가이드, 가격 알림, 반복 구매와 같은 작업을 대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능이 아마존의 상품 목록과 고객의 구매 이력, 선호도, 대화 맥락을 한데 묶는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검색엔진은 여러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모아 답을 만들지만, 아마존의 쇼핑 AI는 답변 뒤에 바로 상품 비교와 장바구니, 결제와 배송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AI가 추천을 잘하는지보다 추천 이후의 거래를 얼마나 짧게 만들 수 있는지가 아마존의 진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아마존의 AI 역량은 모델 성능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아마존이 가진 상품 카탈로그, 리뷰, 가격, 반품, 결제, 프라임 배송과 고객 계정이 AI의 학습·추천·실행을 감싸는 데이터와 거래 환경이 됩니다. 모델이 다른 회사와 비슷해져도 구매까지 이어지는 폐쇄형 경로는 쉽게 복제하기 어렵습니다.
플랫폼의 힘은 광고에서 매출로 바뀐 뒤 더 커집니다.
브랜드가 아마존에 들어가는 순간 부담해야 할 비용은 판매수수료 하나가 아닙니다. 상품을 검색 결과 위에 노출하기 위한 광고, 재고를 이동시키는 물류, 반품과 고객응대 비용이 함께 붙습니다. 그런데 브랜드 사이트에서 자연 유입을 만들기 어려워지면 아마존 광고는 선택사항에서 매출을 지키기 위한 운영비로 바뀔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2026년 2분기 광고 서비스 매출은 198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습니다. 소매 매출이 증가하면 광고 슬롯의 가치가 커지고, AI가 고객의 질문과 구매 의도를 더 잘 해석하면 광고가 노출되는 위치도 더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광고 캠페인 기획과 집행, 관리를 자동화하는 Ads Agent를 여러 국가로 확대했고, 이 도구를 쓰는 광고주의 노출 1,000회당 비용과 고객획득비용이 더 낮았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아마존의 경제성이 달라집니다. 전통적인 소매업은 상품을 팔기 위해 재고와 물류센터를 더 확보해야 하지만, 광고는 이미 들어온 거래와 검색 의도를 수익화하는 사업입니다. AI가 상품을 고르는 과정을 아마존 안에서 더 많이 만들수록 광고주는 그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아마존은 판매수수료와 광고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브랜드에게 양면적입니다. 아마존이 고객을 데려오는 비용을 줄여주는 동안 브랜드는 자체 고객 데이터와 구매 관계를 덜 갖게 됩니다. 처음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한 입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아마존에서 광고를 계속 사야만 매출을 유지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아마존은 가장 큰 고객이면서 동시에 가장 강한 유통 파트너가 됩니다.
AWS와 물류가 결합되면 아마존의 AI는 소매 기능을 넘어섭니다.
아마존의 2026년 2분기 AWS 매출은 4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6.7% 증가했습니다. 회사는 AWS의 AI 사업이 연환산 매출 250억 달러를 넘었고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는 아마존의 AI가 쇼핑 화면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이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컴퓨트와 소프트웨어 계층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소매와 AWS의 결합은 경쟁사보다 넓은 선택지를 줍니다. 아마존은 자체 쇼핑 데이터와 고객 접점을 활용해 AI 기능을 개선할 수 있고, 동시에 다른 기업에는 AWS와 모델, 칩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아마존의 AI를 쓰고, 판매자가 아마존 광고를 사고, 기업이 AWS에서 AI를 운영하는 구조가 겹치면 아마존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여러 거래의 중간에 자리 잡게 됩니다.
물류에서도 AI는 단순한 비용절감 도구가 아닙니다. 아마존은 자사 공급망 자료에서 4억 개가 넘는 상품 목록을 바탕으로 재고를 어느 물류센터에 배치할지 예측하고, 배송 경로를 계산하는 20개 이상의 머신러닝 모델을 사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다중채널 주문 기준으로 평균 정시배송률 96.4%, 파손되지 않은 배송 비율 99.9%를 제시한 것도 물류망의 신뢰도가 판매자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물론 이 수치는 아마존이 공개한 자사 운영 자료이고, 모든 판매자와 모든 주문에 그대로 적용되는 실적 수치는 아닙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AI가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배치하며 배송 경로를 줄이면 아마존은 상품을 보여주는 플랫폼에서 보관과 배송까지 책임지는 운영 인프라로 가까워집니다. 이 인프라를 직접 만들기 어려운 중소 브랜드일수록 아마존에 의존할 이유가 커집니다.
그래도 아마존이 모든 브랜드의 이익을 키우는 것은 아닙니다.
The Information 영상에서 중요한 균형점은 아마존이 브랜드의 매출을 늘려줄 수 있지만 마진까지 지켜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DTC는 고객을 직접 확보하는 비용이 크지만 판매수수료를 덜 내고 고객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마존은 고객이 많고 구매 전환이 빠르지만 판매수수료, 광고비, 물류비가 함께 발생하고 경쟁 상품이 같은 디지털 진열대에 바로 놓입니다.
아마존의 알고리즘이 바뀌면 잘 팔리던 상품이 갑자기 뒤로 밀릴 수 있고, 경쟁사가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하면 검색 결과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아마존에 들어가지만, 그 과정에서 가격 결정력과 고객 관계의 일부를 플랫폼에 넘기게 됩니다. AI가 이 과정을 더 매끄럽게 만든다고 해서 협상력이 판매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존 밖의 대안도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틱톡숍 같은 플랫폼은 상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 소비자 행동은 카테고리별로 다르게 움직입니다. 영상에서 지적하듯 틱톡숍이 모든 상품군에서 아마존과 같은 거래 인프라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어디에서 발견하고 어디에서 결제하는지는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리뷰의 신뢰성도 변수입니다. 아마존의 리뷰가 자체 브랜드 사이트보다 신뢰를 얻는다는 인식은 구매 전환을 높여주는 자산이지만, AI로 만든 리뷰와 조작된 평가가 늘면 그 자산은 훼손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이 AI로 상품 비교를 쉽게 만드는 만큼 리뷰의 출처, 광고와 추천의 구분, 추천 결과의 정확성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여기서 나눠서 봐야 합니다.
아마존의 사업 역량이 강화되는 방향은 비교적 뚜렷합니다. AI가 외부 웹사이트의 발견 가능성을 낮추고, 아마존 안에서는 상품 비교와 결제의 마찰을 줄이며, 판매자에게는 광고와 물류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2026년 2분기 전체 매출은 2,006억 달러였고, AWS와 광고가 동시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기업이 아니라 유통, 광고, 클라우드, AI 인프라를 묶은 플랫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역량 강화가 곧바로 주주 현금흐름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커질수록 감가상각과 자본지출이 늘어나고, 아마존이 공개한 최근 12개월 설비 및 장비 구매액도 1,69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AI 사업의 매출 성장과 광고의 높은 마진이 이 투자를 얼마나 빠르게 회수하는지가 앞으로의 핵심입니다.
아마존을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하더라도 현재 주가가 그 미래를 이미 많이 반영했다면 투자수익률은 달라집니다. AWS 성장률, 광고 매출, 쇼핑 AI 이용자 수가 좋아도 주가가 더 높은 성장률과 더 낮은 자본집약도를 요구하고 있다면 기대와 현실의 간격이 커질 수 있습니다. AI가 아마존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서사와 아마존 주식을 지금 사도 되는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제가 앞으로 확인할 숫자는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아마존 광고 매출 증가가 단순한 판매자 지출 증가인지 실제 구매 전환 개선과 함께 나타나는지입니다. 둘째, Alexa for Shopping과 같은 AI 쇼핑 기능의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지, 그리고 이용자가 실제 구매와 재구매로 이어지는지입니다. 셋째, 제3자 판매자의 매출 성장과 아마존 수수료·광고·물류비를 제외한 순마진이 같이 좋아지는지입니다. 넷째, AWS AI 매출과 광고 이익이 설비투자와 감가상각을 얼마나 빠르게 회수하는지입니다. 다섯째, 틱톡숍과 자체 브랜드 사이트가 발견과 구매의 흐름을 어느 정도 되찾는지입니다.
처음에는 아마존의 AI를 상품 추천을 조금 더 똑똑하게 만드는 기능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연결해 보니 AI의 더 큰 효과는 아마존 안에서의 추천 정확도보다, 아마존 밖에서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사실과 결합하는 데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AI 덕분에 상품을 더 잘 추천하는 회사가 되는 동시에,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는 입구와 거래를 끝내는 출구를 함께 쥔 회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의 역량이 얼마나 강화되는지 묻는다면, 매출이 몇 퍼센트 늘어나는지만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수요를 발견하는 힘, 구매를 전환하는 힘, 광고와 물류로 수익화하는 힘, AWS와 데이터센터로 AI를 공급하는 힘이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힘의 상당 부분은 판매자에게 더 많은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더 큰 의존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내리는 결론은 아마존이 AI의 승자라는 선언이 아닙니다. AI는 아마존의 유통망을 대체하기보다 더 중요한 관문으로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는 아마존의 AI 기능이 얼마나 화려한지보다, 그 기능이 고객의 발견과 구매, 판매자의 광고 지출, AWS의 자본회수를 얼마나 오래 아마존 안에 묶어두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출처: The Information, AI is Making Amazon Unavoidable For Brands, YouTube 영상(2026년 8월 24일 공개), https://youtu.be/R7ggyj7ioX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