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브루킹스 연구소의 Electrostates vs. petrostates: The US, China, and the Hormuz energy shock를 소개하고
견해를 제시하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다.
1. ‘전기국가’와 ‘석유국가’
저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에너지 체제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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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국가(electrostate): 재생에너지·전력망·배터리·전기차를 중심으로 에너지 소비를 전기화하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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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국가(petrostate):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생산과 소비가 에너지 체제의 중심인 국가
이 구분에 따르면 중국은 전기차·태양광·풍력·배터리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전기국가이고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최대 LNG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석유국가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저자는 이 구분이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이 이번 에너지 충격을 견딘 가장 중요한 수단은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석탄, 전략비축유, 러시아산 원유였기 때문이다.
2. 호르무즈 충격과 미국·중국의 대응
2026년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와 LNG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그 결과, 브렌트유는 2월 배럴당 70달러대에서 3월 100달러로 상승했으며 아시아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약 13달러에서 21달러로 상승했다.
또한 IMF는 2026년 세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전략·상업 비축유를 줄이면서 5월 원유 수출을 하루 560만 배럴까지 확대했다.
페르시아만에서 사라진 공급 일부를 미국이 대신한 것이다.
반면, 중국은 전쟁 직전인 1~2월 원유 수입을 전년 대비 16% 늘려 비축한 뒤 충격이 발생하자 수입을 하루 360만 배럴가량 줄였다.
동시에 정유사들에 휘발유와 경유 수출 중단을 지시해 국내 공급을 우선했다.
3. 중국이 충격을 견딘 세 가지 방어막
(1) 전략비축과 러시아산 원유
중국은 오랫동안 호르무즈 해협 차단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를 비축해왔다.
전쟁 직전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하루 30만 배럴 이상 늘렸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사실상 붕괴했지만 비축유와 러시아산 공급을 활용해 단기간에 수입을 급격히 줄일 수 있었다.
(2)석탄 중심의 전력체계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22%까지 높아졌지만 전체 전력 생산의 약 절반은 여전히 석탄이 담당한다.
중국은 1,200GW가 넘는 세계 최대 석탄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LNG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가스발전 의존도가 높은 국가보다 충격을 덜 받았다.
역설적으로 이번 위기에서 중국의 에너지 회복력을 가장 강하게 뒷받침한 것은 청정에너지가 아니라 석탄이었다.
(3) 전기차에 의한 석유 수요 감소
IEA는 중국의 전기차 보급으로 2025년 기준 하루 약 100만 배럴의 석유 수요가 대체됐다고 추산한다.
2030년에는 그 규모가 하루 270만 배럴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이 전기차 없이 동일한 운송 수요를 충족했다면 이번 석유 충격을 훨씬 크게 받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비축유와 러시아산 원유에 비해 전기차의 단기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평가다.
4. 위기 이후 드러날 중국의 진짜 우위
이번 충격으로 석유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두 종류의 수요가 동시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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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부족한 석유·가스에 대한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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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석유·가스를 대체할 전기차·재생에너지·배터리에 대한 수요
미국은 첫 번째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다.
원유와 LNG 생산을 늘려 부족한 공급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두 번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기술의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 충격 직후 CATL과 BYD 주가는 3월 한 달 동안 각각 24%, 11% 상승했다.
따라서 미국은 화석연료 가격 상승기에 단기적인 수출 이익을 얻지만
중국은 에너지 위기가 반복될수록 자국의 청정에너지 기술을 세계에 더 많이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
5. 저자가 제안하는 미국의 대응
저자는 미국에 세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1) 중국산 청정기술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는 대신, 기술이전·합작법인·미국 내 생산을 요구해야 한다.
(2) 배터리, 태양광 웨이퍼와 셀, 풍력발전 부품, 변압기, 고압 전력망 장비를 비축하는 ‘청정기술 전략비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석유 충격에 전략비축유로 대응하듯,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에도 대비하자는 것이다.
(3) 핵융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나트륨이온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차세대 지열발전처럼
미국이 경쟁력을 가진 기술의 상용화를 지원해야 한다.
미국의 약점은 기초 연구보다 기술을 대량생산 단계로 끌어올리는 상용화 과정에 있다는 판단이다.



